#寒
가을이 졌다. 단풍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. 가을의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. 가지가 앙상하게 하늘을 향해 항의했다. 겨울이 왔다. "다녀오겠습니다." 손잡이를 잡고 밀어 연 문틈으로 초겨울의 한기가 훅 들어왔다. "아, 추워."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흘렸다. 집을 빠져나와 아파트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. 찬 공기가 아파트 안에 가득 들어차있었고 연신 내 옷깃을 붙잡고 늘어졌다. 안 돼, 들어오지마. 추워. 띵-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찬 공기들이 나를 따라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왔다.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작은 숫자판의 빨간 숫자 등이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 보였다. 1층에 도착했다. 뻥 뚫린 아파트 1층의 출입구에 더 많은 찬 공기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. 바람까지 합세했다. 크게 심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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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9. 4. 8. 00:32